백테스트 결과에 수익률이 두 개 나옵니다. 누적수익률과 연환산 수익률(CAGR)입니다. 같은 전략의 같은 기간인데 숫자가 크게 다릅니다.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요.
두 값의 정의
누적수익률은 시작 자산 대비 끝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입니다.
누적수익률 = (최종 자산 − 초기 자산) / 초기 자산
연환산 수익률(CAGR,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은 그 결과를 "매년 몇 %씩 복리로 불어난 셈인가"로 환산한 값입니다.
CAGR = (최종 자산 / 초기 자산)^(1 / 연수) − 1
10년 동안 자산이 두 배가 됐다면 누적수익률은 +100%지만 CAGR은 약 7.2%입니다. 매년 7.2%씩 복리로 굴리면 10년 뒤에 딱 두 배가 되기 때문입니다.
누적수익률은 기간을 감춥니다
"이 전략 300% 수익"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는 아무 정보가 없습니다. 3년 만에 300%면 연 59%지만, 20년 걸려 300%면 연 7.2%입니다. 기간을 빼고 누적수익률만 말하는 건 사실상 아무 말도 안 한 것과 같습니다.
전략을 비교할 때 기간이 다르면 반드시 CAGR로 봐야 합니다.
산술평균의 함정
이게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수익률은 더하는 게 아니라 곱해집니다.
첫해 +50%, 둘째 해 −50%였다고 해봅시다. 평균을 내면 0%입니다. 원금 그대로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1,000만 × 1.5 = 1,500만
1,500만 × 0.5 = 750만
−25%입니다. 산술평균은 0%인데 실제 결과는 손실입니다.
이 차이를 변동성 손실(volatility drag)이라고 부릅니다. 오르내림이 클수록 같은 산술평균이라도 실제 복리 수익률은 더 낮아집니다. 대략 이런 관계입니다.
CAGR ≈ 산술평균 수익률 − (변동성² / 2)
변동성이 크면 클수록 빼는 값이 커집니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오르는" 자산인데도 장기 보유하면 손실이 나는 상황이 생깁니다.
레버리지 ETF에서 특히 크게 나타납니다
3배 레버리지 ETF는 일간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합니다. 장기 수익률의 3배가 아닙니다. 이 차이가 변동성 손실과 만나면 결과가 직관과 크게 어긋납니다.
기초자산이 +10% 뒤 −9.09%로 제자리로 돌아온 경우를 봅시다.
| 기초자산 | 3배 레버리지 | |
|---|---|---|
| 1일차 | +10% | +30% |
| 2일차 | −9.09% | −27.27% |
| 결과 | 0% | −5.45% |
기초자산은 제자리인데 3배 상품은 5% 넘게 잃었습니다. 횡보장이 길어지면 이 손실이 계속 누적됩니다. SOXL이나 TQQQ 같은 상품의 백테스트에서 기초 지수는 올랐는데 성적이 기대만큼 안 나오는 이유가 대부분 여기 있습니다.
반대로 한 방향으로 꾸준히 오르는 구간에서는 3배보다 더 벌기도 합니다. 복리가 같은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레버리지 상품은 방향보다 경로에 민감합니다.
시작일과 종료일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CAGR은 양 끝점 두 값으로만 계산됩니다. 그래서 시작일과 종료일을 조금만 옮겨도 숫자가 크게 흔들립니다.
2020년 3월 저점부터 재면 어떤 전략이든 훌륭해 보입니다. 2021년 말 고점부터 재면 같은 전략이 형편없어 보입니다. 백테스트 결과를 볼 때 기간을 하나만 보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확인 방법은 간단합니다.
- 시작일을 3개월씩 앞뒤로 옮겨보고 결과가 얼마나 바뀌는지 봅니다
- 연도별로 쪼개서 특정 해에 수익이 몰려 있지 않은지 봅니다
- 하락장이 포함된 구간(2018년 4분기, 2020년 3월, 2022년 전체)을 반드시 포함시킵니다
한 해가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만들었다면, 그건 전략의 성능이 아니라 그 해에 그 자산이 좋았던 것일 수 있습니다.
정리
- 기간이 다른 전략을 비교할 때는 CAGR을 봅니다
- 실제로 얼마를 벌었는지 감을 잡을 때는 누적수익률을 봅니다
- 수익률의 평균을 낼 때는 산술평균이 아니라 복리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산술평균과 실제 결과의 차이가 커집니다
- CAGR 하나만 보지 말고 반드시 최대낙폭과 함께 봅니다
수익률은 전략을 고르는 기준의 절반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최대낙폭입니다.